책 [독서록] 세계사 공부의 기초, 역사가처럼 생각하기
피터 N. 스턴스 지음 / 최재인 옮김
언젠가는 이 지구의 역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드디어 '시작'을 알렸다.
닥치는대로 세계사 관련 책들을 사모으려던 순간, 세계사를 공부하려는 목적이나 기준에 대해 먼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도서관으로 가 관련 책들을 뒤적였다.
쉽게 공부할 수 있는 세계사 책들은 다양했지만 이 책은 세계사를 이해하는 도구, 더 나아가 오늘날 직면해 있는 지구적 관계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줄 것 같았다.
서장 '세계사란 무엇인가'
에서는 현재 세계사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확립되었는가에 대해 서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소 진지하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이해하는데는 좀 시간이 걸렸지만, 이 내용을 읽고 나니 역사와 세계사가 의미하는 바가 다르고, 추구하는 바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역사와 세계사를 어떤 방향성을 갖고 검토하고 관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공부하고 싶은 의욕을 더욱 불러 일으켰다. 아래는 책 '서장'의 내용 중 일부이다.
📕 P23. 지난 두 세기 동안 대부분의 나라에서 역사교육은 기본적으로 합의된 국가적 서사와 (보통은) 거기에 함축된 이데올로기를 심어 주려고 했던 것 같다. 다시 말하자면, 역사는 정체성 형성과 정치적 정통성에서 중심 요소였다.
📕 P29. 역사에서 국가주의적 파장이 강해지고 여기에 세밀함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추가되면서 나타난 두드러진 결과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세계사 서술에서 거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 P31. 세계사가 진가를 발취하게 된 것은 1980년대였다. 미국의 몇몇 4년제 대학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세계사 수업을 시작했다. 여러 고등학교 교사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로 기존의 유럽사 과정에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추가하는 방식이었다. (생략) 또한 1980년대가 되면 불가피하게 (냉전의 리더이자 활발한 국제적 기업 활동의 동력이며, 문화 수출 국가인) 미국이 운영하는 체제가 유럽과의 상호작용을 우선시하는 틀에 더 이상 묶여 있을 수 없음이 분명해진다. 이 체제에서 학생들을 시민으로, 노동자로, 나아가 정보를 갖춘 여행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 내기 위해서도 새 역사 과목이 중요해지게 된다.
📕 p33. 1986년 처음으로 하와이대학에서 세계사라고 명시한 박사과정을 개설했다.
세계사의 목적과 기준
세계사 교육과 연구에 뛰어든 이들이 깨닫게 되는 첫 번째 교훈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라는 말에 내심 안도감을 느꼈다.
역사가들은 '수집광'으로 과거의 사실을 발굴해 내는 이 분야에서 무엇을 생략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간단하게나마 세계사 공부의 기초를 서술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계사라는 나무들 속에서 지구적 차원의 시야라는 숲이 사라지지 않도록 좀 더 확실한 수단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
이 책의 목적은 역사가처럼 생각하며 세계사를 탐구해 나가는 것으로, 세계사 학자들이 어떤 기준을 근거로 논제들을 강조하고 생략하는지 그 기준점을 명확히 한다.
선택의 기준
1. 그 어떤 세계사 학자도 세기별로 서술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 어느 세계사 학자도 정의할 수 있는 모든 지역이나 모든 국가를 탐구하는 척하지 않는다.
3. 어느 세계사 학자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역사적 주제를 세계사의 화폭 위에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5가지 대표 주제 제시
- 인류와 환경 (인구, 질병, 기술)
- 문화의 발전과 상호작용 (종교, 과학, 예술)
- 국가 형성과 갈등 (정부 형태, 제국과 국가, 혁명)
- 경제체제들 (농업, 상업, 산업혁명)
- 사회구조의 발전과 변형 (젠더, 가족, 인종, 사회적·경제적 계급)
특히 5가지 대표 주제가 제시되었을 때 굉장히 반가웠는데, 광범위한 세계사라는 학문이 보다 체계적으로 서술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였다. 하나의 사건이 각기 다른 대표 주제로 서술되있다면 아마도 나처럼 세계사가 낯선 사람들에게는 각각 다른 사건들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머릿속에서는 기억들이 흩어져 제각각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헤매었을텐데, 중심 주제들을 나눠서 제시한 것 만으로도 사건들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며 탐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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